'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네! 믿습니다! 딱 저를 위한 말씀이십니다! 하나님 역쉬 쵝오!! 를 외치며,
성령퓔 충만하여 기도하고 감사하는 하루로 온전히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은데,
존경스러운 마더 테레사조차도 피하지 못했던 '영혼의 밤'은
예고 없이 울리지만 왠지 불길한 느낌에 휩싸이는 전화벨 소리처럼 저항할 준비도 없이닥.쳐.온.다.!
목요일에, 그러니까 어제
사랑스럽고 귀한 친구와 늦은 집회에 참석했다.
말씀 듣고 기도하고 목사님으로부터 기도제목에 대한 의견까지 '잘'들었다고 생각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1시.
꽤나 피곤했고, 대충 씻고 잠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찾아온 '영혼의 밤'은 날 어리둥절하게 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냐! 말씀 읽고 성경 읽고 기도하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냐!"
누군가 내 심장을 움켜 쥐고 쥐락펴락하는 것인가. 도대체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심장은 쾅쾅 뛰었다.
헌혈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으로 진정하려고 기도를 해보았지만 기도도 나오지 않는다.
얉은 수면의 세계에서 심장이 쾅쾅 뛰는 현실의 세계에 끼어 몇 시간을 보내다
머리 맡의 핸드폰을 보니 알람이 울리기도 전이다.
요새는 자주 그런다. 막 자대 배치를 받은 신병도 아닌데 말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냐!!"
내가 '영혼의 밤'의 한가운데에서 혼자 외쳤던 이 질문이 대답이 되어 돌아왔다.
"그게 문제다! 이 박수일아!
네가 스스로 경건한 척, 말씀 읽는 척, 기도하는 척, '주님 만이 내 전부입니다' 라는 '척'하며 스스로 다르다고 생각했던 그게 바로 문제다.
너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자만하고, 바리새인처럼 지내왔던 그것이 너의 가장 큰 문제다!"
"행하지도 않고,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니 됐다. 라며 바리새인처럼 생각하던 그 위선과 더러움이 문제다!"
"너의 모든 것이 문제다.
믿기 전의 너와 믿고 난 후의 너가 굉장히 달라진 것 같지?
성령 충만하여 하나님 하나만 바라보며 깨끗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지?
웃기지 마라..박수일아..넌 그냥 죄인이다.
하나님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될 수 없고, 깨끗해 질 수 없는 죄인 중의 죄인이다"
자문자답.
어제 목사님이 말씀 하신 "Go deep"의 의미.
처음에는 '어 뭐지? 나 나름 깊은데..'라고 자만했다가 'oh...shit. 나 너무 허접한 사람 맞잖아"로 오늘 이해 되었다.
주님이 허락하신 '속성 레알 크리스찬 만들기 프로젝트'는
짤순이로 돌리는 운동화 한 켤레처럼 쿵쾅쿵쾅하고 아프기도 하고 시끄럽기도 하지만
타이머가 끝나면 더러운 물기가 쫙 빠질 것임을 기대하며
오늘도 찾아올 지 모르는 '영혼의 밤'을 그대로 받아 들일 것이다.
근데 박수일아....너 또 교만해진다...넌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어!
이것도 받아 들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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