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이였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지 않는 노약자 석 앞에 서서 책을 읽고 있었다. 노약자석의 자리에는 한 젊은 엄마와 남자 아이가 앉아 있었고, 가장 자리에는 한 할아버님
이 앉아 있었다.
4,5살로 보이는 그 남자 아이는 연신 지하철 창밖을 바라보며 지하철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모든 풍경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웠는지, 피곤해 보이던 할아버님의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 졌다. 때가 탄 누추한 옷과 얼굴의 주름에 깊이 패어 있는 세월의 수고스러움이 가득
했던 그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책 너머로 지켜본 나는 가슴이 뭉클해 졌다.
젊은 엄마는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자 인사를 시켰다.
"하람아, 할아버지한테 인사 해야지?"
망설임 없이 인사하는 아이.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그리곤 할아버지와 함께 창밖을 바라보며 할아버지의 모든 이야기에 호기심을 가지며 경청하는 하람이.
"너는 몇살이니, 말도 잘 하네, 허허허"
하람이와 젊은 엄마가 내릴 떄가 되자, 다시 한번 하람이는 그 할아버지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할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아마도,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을 이름인 하람이.
그렇게 예쁘게, 지금처럼 잘 자라길 바란다.
편견 없이,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바라볼 수 있는 그 올바른 시선을 잃지 않길 바란다.
그 시선이, 어떤 사람에게는 삶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가슴 뭉클한 한 폭의 순간임을 잊지 않길 바란다.
나도, 그 할아버지도, 그리고 내 옆에서 나와 같이 흐뭇한 미소로 그 장면을 지켜보던 어떤 사람에게도
뭉클함을 주었던 것은
때묻지 않은 그 순수함과 사람을 향한 올바른 시선이였으리라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줄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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