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장

[정재승, 진중권] 크로스



크로스

저자
정재승, 진중권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 2012-09-0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시대를 이해하는 유익한 통찰력 + 시대를 앞서가는 진화된 상상력...
가격비교

스타벅스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삐딱한 시각은사회학에서 나온다.상품을 통해 특정 계층에 속한다는 사실을 과시하는 것을 장보드리야르는 '파노플리 효과'라고 불렀다. 피에르 부르디외라면 이를 계급적 차이를 드러내기 위한 '구별 짓기'로 설명할지 모르겠다. 시뮬라시옹의 세계에서는 허구자체가 세계가 되는 법.허구로서의 커피, 서사로서의 커피가 오늘날에는 이미 에스프레소의 진한 액체만큼 진한 물질적 현실이다. 

(*파노플리 효과 Effect de panoplie : 파노플리란 '집합set'이라는 뜻으로,판지에 붙어 있는 경찰관 놀이 장난감 세트처럼 '동일한 맥락의 의미를 가진 상품의 집단'을 말한다. 어린아이가 경찰관 놀이 세트를 사용하면 마치경찰관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파노플리를 이루는 상품을 소비하면 그것을 소비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집단에 소속한다는 환상을 주는데,이를 파노플리 효과라고 한다.)


애플의 공동창업자의 버드 트리블Bud Tribble은 스티브 잡스에 관해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준다. 1981년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잡스는 벌써 이듬해인 1982년 초로 선적 일정을 확정해놓았단다. 이 비현실적인 계획을 왜 만류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버드 트리블은 이렇게 대답한다. 

 "스티브 잡스니까. 1982년 초에 선적을 한다고 말한 이상, 그와 다른 어떤 대답도 스티브는 들으려 하지 않아요. 

이런 상황을 가장 잘 묘사하는 방식은 <스타트렉>에 나오는 용어죠. 스티브에게는 현실왜곡장이 있다고나 할까. 그의 앞에서는 현실도 변형 가능합니다.그는 어느 누구에게나 그 어떤 확신이라도 갖게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