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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김주환] 회복탄력성









회복탄력성이란 역경으로 인해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다시 튀어오르는 힘을 말한다. 

세상에는 고무공처럼 강하게 되튀어 오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리공처럼 바닥에 떨어지는 즉시 산산조각 나서 부서져버리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통계적으로 고무공보다는 유리공의 비율이 두 배이상 더 많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온 한국형 회복탄력성 지수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나는 유리공에 가까웠다. 

자기조절능력은 보통에 가깝고 대인관계 능력은 우수한 편이지만, 긍정성에 대한 지수가 너무 낮게 나왔다. 

요새 강하게 디프레션 되어 있는 상태가 그대로 나온 지수였다. 

이 책의 말미에는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두 가지 습관으로 '감사하기'와 '운동하기'를 제시한다. 뻔한 해결책이라서 다소 의아하기도 했지만 기본은

기본이고, 확실한 효과도 보장하긴 한다.

운동이야 지금도 꾸준히 하지만, 감사하기는 의식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쉽게 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 책에는 '회복탄력성'을 발휘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 삶을 사는 사례들이 여럿 나온다. 

이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통찰은 '어려움을 통해 할 수 없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상은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들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중심 메시지이다. 



밑줄 긋기 

사고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진 면도 있다.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고 집착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교통사고로 전신 마비가 된 서울대 이상묵 교수>


28세의 우정훈 씨는 비보이계의 고참으로 최고의 스트리트 댄서였다. 9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여 행복한 신혼 생활을 시작한 그는 어느 날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 장애자가 되었다. 결혼한 지 8개월 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 커다란 시련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남편을 향해 환히 웃으며 따뜻하게 보살펴주는 아내 김성희 씨가 있었다. 우정훈 씨는 사고를 당한 지 1년도 채 안 되어 일상으로 복귀했다. 휠체어를 타고 랩을 하며 무대에 오르고, 비보이 전문 사회자와 방송인으로 활약하며, 대학에서 강의도 시작했다.좌절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매일 아내와 나누는 

대화라고 대답했다.
 인터뷰에서 우정훈 씨의 아내 김성희 씨는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얘기한다. "만약 사고가 안 났더라면 서로에게 얼마만큼 힘이 되어줄 수 있고, 또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영원히 몰랐을 거예요. 사고가 안 났더라면 서로 자신을 더 내세우며 많이 싸우고 갈등을 겪었겠지요." 우정훈 씨 역시 사고로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하고 괴로워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힘'을 보여주었다.

뇌는 스스로를 변화시킨다
뇌 과학자들은 뇌의 변화 가능성을 가소성이라 부른다. 인간의 뇌가 마치 말랑말랑한 찰흙이나 플라스틱처럼 얼마든지 변형 가능하다는 뜻이다. 인간의 뇌는 딱딱한 컴퓨터 같은 기계가 아니다. 뇌의 특정 부위가 담당하는 부위는 대체적으로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영상의확과의 박해정 교수는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은 맹인의 시각피질은 청각 신호를 처리하도록 재조직되었음을 발견하였다. 원래 보는 것을 담당했던 뇌의 일부가시작정보 처리의 일이 없어지자 청각정보를 처리하게끔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뇌의 가소성에 대해서는 노먼 도이지의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뇌> (우리나라에서는 '기적을 부르는 뇌')라는 책에 많은 사례가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특히, 도이지에 따르면 "나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서 머리가 굳어졌는데..."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의 머리는 평생 굳어지지 않는다. 늙어 죽을 때까지 우리의 뇌는 계속 변화한다. 뇌세포는 새로 생겨나지 않는다는 것도 잘못된 속설이다. 뇌세포는 80세가 넘어서도 계속 만들어진다.뇌에 관한 한 "변화시키기엔 나이가 너무 들었다"는 것은 모두 잘못된 생각이다.
예컨대,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아흔살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일흔여덟 살에 이중초점 안경을 발명했다. 창의력을 연구한 레만과 딘 키스 사이몬튼에 따르면 대부분의 분야에서 창의력이 절정을 이루는 때는 서른 다섯에서 쉰다섯까지의 연령대이고, 60대와 70대의 사람들은 일하는 속도는 느려도 20대 때만큼 생산성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낙관성을 지닌 사람은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으며, 자신의 한계 밖으로, 일상 너머로 뻗어나가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지닌다. 낙관성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며, 익숙한 현실과 반복적인 일상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영역으로 스스로를 확대시켜 나가려는 자세를 유지시켜준다.
 낙관성이 부족하고 비관적인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타인의 부정적 시선을 지나치게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주변 사람 모두가 나만을 바라보고 나를 흉보고 비웃는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비관성을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문제를 지닌 사람들은 대체로 이러한 비관성을 갖고 있다. 짜증이 많고, 화를 잘내고, 자신감이 없고, 지나친 우월감과 열등감을 순식간에 오가는 사람들의 특징은 타인의 시선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긍정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고 느끼면 오히려 더 힘이 나고 신나고 더 큰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긴장되고 짜증나고 두려워지고 비관적인 마음에 휩싸여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민감한 사람들은 1만 원권 지폐 이야기를 생각해야 한다. 지폐의 가치는 밟아도, 구겨져도, 심지어 찢어져도 그대로다. 변하지 않는다. 즉, 다른 사람이 무어라 해도 나는 그저 나일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사람은 통제 소재를 외부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자신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외부적 사건에 대한 자동적인 반응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흔히 "네가-혹은 그것이, 혹은 그 사람이-날 화나게 했어. 난 어쩔 수 없어"라는 식의 수동적인 스토리텔링을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항상 질질 끌려다니는 수동적인 태도로 삶을 살게 된다.
반면에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은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자기효능감을 지니기 마련이며 따라서 통재 소재를 흔히 자기 안에서 찾는다. 내가 노력하면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읶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자기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최근의 긍정심리학의 연구 성과는 약점에 집중하기보다는 강점에 집중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에 집중해서 그것을 더욱 발전시킨 사람들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나 노벨상 수상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학문이나 문화 예술 분야에서 뛰어난 창의적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장점에 집중해서 그것을 더욱더 키워나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무엇보다 진정한 행복의 핵심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즐거움과 성취와 보람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삶이다. 강점을 발휘하는 삶을 통해서 우리는 행복의 기본 수준을 점차 끌어올릴 수 있다.

회복탄력성의 향상을 위한 긍정성 훈련 중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바로 덕성과 강점의 개발이다.
마틴 셀리그만 교수는 그의 명저 <진정한 행복>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덕성과 강점을 발휘하는 것만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 강조하고 있다. 인류가 역사상 행복의 원천이라 여겼던 수많은 즐거움이나 쾌락은 단지 일시적인 외부적 사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긍정심리학의 발견이다. 그러한 즐거움이나 쾌락은 일시적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는 있을지언정 행복의 기본 수준을 향상시켜주지는 못한다. 인간의 뇌를 긍정적으로 재-회로화시키지 못하면, 따라서 회본탄력성을 위한 마음의 근력도 키워주지 못한다.
 셀리그만 교수에 의하면 행복의 기본 수준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유한 강점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수행하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강점 수행을 통해서만 진정한 발전이 있을 수 있으며 긍정적인 뇌를 만들어갈 수 있다.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고 뛰어난 성취와 위대한 업적을 이뤄낸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어려서부터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고 끊임없이 키워나갔다는 데 있다. 이것이 긍정심리학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다.

셀리그만 교수에 따르면 부부나 연인관계에서 절대 갈라서지 않는 비법은 상대방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만약 헤어지고 싶다면 반대로 하면 된다. 서로의 약점을 들춰내서 공격하면 된다. 만약 배우자나 연인이 그림 그리는 것이나 악기 다루는 것을 좋아하는 강점(심미안)을 지녔다면 그림이나 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고 격려해주어야 한다.호기심과 학습욕구의 강점을 지닌 배우자에게는 강연도 듣고 책도 사볼 수 있도록 벼래하고 도와주면 된다. 상대방의 강점이 무엇인지 서로 파악하고자 노력하고 그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부부나 연인은 절대 헤어지는 일이 없을 거라고 셀리그만 교수는 단언한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 수십 년간 수천 쌍의 부부와 연인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존 고트만 교수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강점의 발견과 발휘는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 모두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이것이 회복탄력성이라는 마음의 근력을 꾸준히 키워가는 방법이며, 회복탄력성 향상을 위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방법이다.

회복 탄력성 향상을 위한 두 가지 습관.
하나는 '감사하기'로 이는 마음의 좋은 습관이고, 다른 하나는 '운동하기'로 이는 몸에 좋은 습관이다.

신경심장학에 따르면 심장과 뇌는 서로 정보를 밀접하게 주고 받으며 커뮤니케이션한다. 두뇌의 판단에 따라 심장박동수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거꾸로 심장에서 보내는 특정한 신호가 감정이나 인지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감정의 변화는 심장박동수의 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신경질적이고 짜증을 많이 내는 사람은 심장이 약해서 심장의 박동수가 불규칙하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즉 화가 나서 심장 박동수가 불규칙하다기보다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수가 그 사람을 불안하고 짜증나게 만드는 것이다.
수많은 통계가 화를 잘 내는 사람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말해주는데, 사실 화를 내서 심장병에 걸리다기보다는 심장이 약하기 때문에 평소에 부정적 감정에 쉽게 휩싸이게 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다. 따라서 평소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폐기능을 튼튼히 하여 심장박동수를 규칙적이면서도 되도록 느리게 유지하는 것이 긍정적 정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