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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저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출판사
필로소픽 | 2013-06-0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해고된 폰 쇤부르크 씨, 쿨하게 가난해지기로 마음먹다독일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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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이다! (타인의 시선을 제외하면) 가난하게 사는 법에 전혀 불편함이 없는 나로서는 오직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저자의 생각들이다. 미디어는 자본의 메시지를 말한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24시간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가 그 메시지를 거부하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다.  미디어의 메시지는 친구들과의 수다로, 점심 시간의 대화 거리로, 각종 모임의 안주거리로, 각종 커뮤니티의 게시판으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확산 되어 간다. 우린 모두 한 마음, 한 뜻을 가지게  된다.그게 내 생각인지, 미디어가 만들어 낸 생각인지도 모르고 말이지.미디어가 전략적으로 생산하는 메시지나 트렌드를 쫓아간다. 커뮤니티에서 대세인 메시지를 따라간다.내 생각은 없다.

가난하게 사는 법이 우아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과연 어디에서 통용될 수 있을까? 사회에서 약간은 순진하게 살아가는, 악하지 못한,  여우같이 행동하지 못하는, 부자가 되고는 싶지만 자신의 한계에 좌절하여 그 욕망을 포기하며 좌절하는 대신에  가난도 우월할 수 있다는 메시지에 공감하며 내 욕망의 실패가 실패가 아닌, 나의 선택이라고 믿고 싶은 부류일까? 

아니다. 가난도 우아할 수 있다. 천박한 트렌드에서 벗어나 다른 판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며 우아할 수 있다. 우아한 정도가 아니라 행복하며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 가난의 기준은 어느 정도 일까? 적어도 밥은 먹을 수 있는, 지붕 아래서 잠은 잘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의 가난과 바로 얼마 전 읽었던 '폭력국가'에 나오는 국가들의 가난의 기준은 천지 차이다. (밥은 먹고, 안전하고, 지붕은 있는) 가난은 우아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가난은 우아할 수 없다.이렇게 따지면 적어도 대한민국에 사는 나는, 우아한 가난은 꿈꿔볼 수 있는 행운을 가지고 태어난 거다. 

그렇다고 바로 얼마 전 읽었던 '폭력 국가'의 세상을 잊어버리고 나는 우아한 가난에 만족하며 살 것인가?그것도 아니다.